미국 백악관이 대대적인 불법 이민 단속 과정에서 유죄를 받은 한국 국적자를 체포했다고 브리핑 하면서 엑스(X·옛 트위터)에도 게시한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동부시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의 용감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은 미국 전역에서 불법 체류 범죄자들을 매일 체포하고 있다”라며, “1월28일 애틀란타의 ICE 요원들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묘사한 자료를 소지한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한국 시민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이에 앞서 전날 엑스(X)에 한국 국적자 임모 씨가 9건의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징역 5년과 보호관찰 20년을 선고받았다는 구체적인 범죄 사실까지 밝히면서 얼굴까지 게시했다.
그동안 주로 중남미 이민자들을 겨눠왔던 단속의 총구가 한인에게까지 미치자 미주동포사회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내 한인 불체자 수는 10만~15만 명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8,000여 명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 수혜자가 포함되어 있고, 2만여명은 어릴 때 합법적으로 입양됐으나 양부모가 국정 신청 등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불법 체류자가 된 억울한 사람들이다.
특히 중남미 이민 노동자가 없으면 도저히 운영이 되지 않는 마켓, 식당, 세차장, 건축업 등 여러 한인업체들은 언제 단속이 들이닥칠지 불안에 떨면서 출근하지 않는 직원들을 잡느라 불경기도 잊고 있는 실정이다.
“굳건한 한미동맹에 금이 가고 있다”
“돌변한 트럼프의 의도는?”
한국이 ‘탄핵정국’으로 정치·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트럼프 2기가 출발하자마자 한인 불법 이민 단속을 발표한 배경에는 단순한 법 집행 이상의 여러 가지 정치적, 외교적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본다.
첫째는 한국과의 경제적 관계에서 다른 이슈들과 얽힌 복합적인 의도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무역문제,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둘째는 외교적 신호이다.
갑자기 한국국적자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건 최근 탄핵정국으로 어수선한 한국과 북한의 핵, 그리고 미국중심의 외교관계가 미묘한 긴장 상태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
셋째는 정치적 목적이다.
동맹국가인 한국 국적 불체자를 체포함으로써, 중남미 국가들과 미국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민 문제에 대한 반발 여론을 잠재움과 동시에 행정부가 강경한 이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더 강하게 전달하려는 의도이다.
결국 트럼프의 한인 불체자 체포와 과대 홍보는 그 이상의 정치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트럼프의 무지막지한 단속 폭풍으로 미주동포사회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급습 단속에 겁먹은 직원들이 갑자기 종적을 감춰 영업을 할 수 없는가 하면 밖으로 나오지 않는 소비자들로 인해 비지니스는 얼어붙을대로 얼어붙었다.
이 사태가 언제까지 갈런지는 몰라도 본보기 식 시범케이스 단속에 걸리지 않도록 그리고 한국 정국이 안정되어 한미동맹 관계가 더욱 굳건해질 때까지 ‘각자도생’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재외국민신문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