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탄핵 찬성 집회(왼쪽)와 탄핵 반대 집회(오른쪽), 탄핵찬성 집회에는 태극기가 보이지 않는다.
제106주년 3.1절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는 3.1운동을 기념하는 기념행사가 각양각색으로 열렸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며 모두 1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인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도 대규모로 열렸다. 탄핵 찬성 단체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이 주최하는 탄핵 촉구 집회 신고 인원은 약 3만 명이다. 비상행동 측은 경복궁역 인근에서 대규모 탄핵 찬성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한다.
탄핵 찬성 측에선 3.1절임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를 마음껏 흔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탄핵 정국 속에서 태극기의 의미가 정치적 논쟁의 중심으로 떠오르며, 특정 진영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적나라한 모습이다.
= 탄핵 반대 집회
세이브코리아가 집회를 연 여의대로의 한쪽 차로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참가자들은 ‘탄핵 반대 계엄찬성’ 더불어탄핵당 해체’ 등의 피켓을 들었다. 비가 오는 오후에도 인파는 줄지 않았고, 경찰은 오후 2시 20분쯤 반대 방향 도로의 2차선을 집회 공간으로 추가 개방했다.
세이브코리아 집회에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윤상현·나경원·윤재옥·장동혁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7명이 참석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시각 여의대로 일대에선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가 비상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찰 추산으로 광화문엔 6만 4000명이, 여의도엔 4만 5000명이 집결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각각 10만 명이 모일 것이라고 집회 신고를 했다.
= 3.1절 전국 뒤덮은 만세 함성, “대한 독립 만세!”
제106주년 3.1절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는 3.1운동을 기념하는 기념행사가 열고 일제에 항거한 그날의 만세 함성을 재현했다.
경기도는 1일 수원컨벤션에서 ‘우리가 되찾은 빛, 제대로 반듯하게’라는 주제의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서 축사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06년 전 오늘, 한반도는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며 “선조들은 ‘광명을 향하여 힘차게 곧장 나아갈 뿐’이라는 독립선언서의 마지막 문장을 온몸으로 실천했다”고 밝혔다.
= 최대행 “지금 중요한 건 국민통합…한일 국교정상화 60년 새 장 기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회 곳곳에 갈등과 분열이 심해지고 있다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숭의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제106주년 3·1절 기념식’ 기념사에서 “우리가 지금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지 못하면 그동안 피땀 흘려 쌓아온 민주화와 산업화의 기적도 사상누각이 될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최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으로서 국경일 기념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106주년 3.1절을 맞아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가 1일 제 106주년 삼일절(3.1절)을 맞아 각자의 메시지를 냈다.
우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3.1운동은 독립운동인 동시에 국민주권 운동이었다”며 “헌정 위기를 겪으며 맞는 3.1절이라 그 의미가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 사태가 헌정 질서와 민생에 남긴 상처가 다 아물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진통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회복하고 치유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뜻이 이정표가 되고, 국민의 지혜를 등불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주권재민의 길이고, 3.1운동 정신의 계승이다”고 강조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1919년 3월 1일, 지금으로부터 106년 전 ‘대한독립 만세’ 외침이 한반도에 울려 퍼졌다”며 “대한독립의 봄을 열어주신 선열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당시 낭독되었던 기미독립선언서에는 ‘영원히 한결같은 민족의 자유 발전을 위한 것’이라며 자유 정신을 강조했다”며 “국민의힘은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나아가 민생 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3·1운동은 단순한 항일 투쟁이 아니라 왕정과 식민 제국주의를 넘어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연 역사적인 분기점이었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헌법을 통해 이 나라가 민주공화제 국가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내란수괴가 되어버린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고 국민 앞에 맹세했던 선서를 내팽개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재외국민신문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