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응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아
= 대선 직후 한일 수교 60주년 11월엔 시진핑 방한하는 경주 APEC
= 미중 관리외교도 필요
6월 출범이 예상되는 새 정부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안보 리스크 해결을 최우선 과업으로 맞이하게 된다.
여기에 대선 직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6월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비중 있는 외교 일정이 이어지게 돼 외교라인의 빠른 정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청구서’는 정권 교체 여부와 무관…초당적 대응 필요>>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던졌거나 던질 청구서의 성격이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한국의 ‘초당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뜻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는 협상에 열려 있다는 태도다. 최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NATO)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이같은 미국의 입장을 확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새 정부 출범 때까지 협상이 원활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선 60일 뒤 한국의 스탠스가 180도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청구서가 제시되진 않았지만 방위비분담금 인상 문제, 주한미군의 역할 재정비 문제도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현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차기 대선을 전후로 곧바로 방위비분담금 인상 문제를 공식 제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의 안보 위협’은 각 지역의 동맹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미 국방부의 ‘임시 국가방위 전략 지침’이 최근 외신을 통해 공개되면서 1기에 이어 트럼프 2기에서도 안보 리스크가 커지는 모양새다.
<<11월엔 시진핑 방한 예정…미중 사이 관리외교 방안 마련해야>>
오는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차기 대통령의 외교력을 평가받을 중요한 다자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로서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가장 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해 중반부터 한중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고, 올해 들어서는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풀면서 11월 시 주석의 방한을 의미 있게 추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한국이 오랜 기간 요청해 온 시 주석의 방한을 통해 미국에 경도될 수 있는 한국을 끌어당기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당근을 던지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견제’ 기조에 한국이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요구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시 주석의 방한은 한국에게는 미중 사이에서의 균형외교, 관리외교를 극대화해야 하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특히 상황에 따라 미국도 APEC을 국익 극대화를 위한 외교의 장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어 한국이 치밀한 전략 수립을 통해 균형외교를 구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한일관계, ‘안정적 분위기’ 이어가야…수교 60주년 이벤트는 호재>>
대선 직후인 6월 22일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일이다. 미국을 상대하기 버거워진 상황에서 한일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차기 정부의 과제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 문제에 대해서 먼저 ‘제3자 변제 해법’을 결심하면서 일본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일본의 무조건적 사과’를 요구해 온 한국의 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경우 한일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 직후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임을 언급하며 “양국 협력은 일본과 지역 평화 및 안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당장은 한일관계의 ‘진전’까진 추진하지 못하더라도 현재의 안정적 분위기를 깨지 않고 잘 관리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단 다가온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행사를 의미 있게 치르고 한일 정상회담을 빠르게 추진해 분위기를 이어갈 필요성이 제기된다.
노민호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